현실에 대한 이런 인식은 클래식 음악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고, 오래도록 지녀왔던 저의 신념을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클래식 음악에는 고매한 정신이 담긴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 의문의 답을 찾아,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단순히 과거에 대한 탐구를 넘어, 우리 시대의 클래식 음악에도 유효한 어떤 실마리를 제공하기를 고대하며, 지난 5년간 18-19세기 여러 사료들을 바탕으로 ‘클래식 음악’이라는 개념이 형성된 시대와 그것을 둘러싼 지성사의 담론을 연구하였습니다.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그간의 고민을 담아 ‘인문학 리사이틀 시리즈’를 엽니다. 시즌 1 “클래식 음악은 어떻게 숭고해졌는가?”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진지하고 심각한 성격을 지니게 된 경위를 다루었습니다. 시즌 2 “왜 바흐인가?”에서는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위대하고 숭고한 것으로 여기게 된 경위에 대해서 다룹니다. 유행이 지난 구식으로 여겨지던 ‘과거의 음악’이 도리어 정통성을 지닌 ‘진품’으로 평가되며 역사 가운데 남겨지게 된 계기를 다루며, 거기에 ‘숭고’라는 개념이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연주 1. Johann Sebastian Bach Jesu bleibet meine Freude (Cantata BWV 147) arr. Myra Hess
토크 1. 롱기누스의 숭고론과 역사 가운데 남은 음악
토크 2. 살아남은 음악과 숭고
연주 2. Jean Baptiste Lully Suite de Pièces
토크 3. 살려 남긴 음악과 숭고
연주 3. Felix Mendelssohn Variations sérieuses, Op. 54
토크 4. 근대 유럽의 숭고담론과 바흐
토크 5. 음악적 이상주의와 정전의 형성
연주 4. Johann Sebastian Bach 5 Contrapuncti from Die Kunst der Fuge BWV 1080
*본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허효정
피아니트스 허효정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와 인문대학 미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 국외장학생으로 선발되어 Westminster Choir College에서 피아노와 종교음악 석사, Indiana University-Bloomington에서 연주자 디플로마,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합창지휘 석사와 피아노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서울대에서 서양음악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전문연주자로서 “전통 레퍼토리의 새로운 해석”, “음색의 아름다움”이라는 평(New York Concert Review)을 받으며 뉴욕 카네기홀에서 데뷔 독주회를 하고, 미국 Steinway Gallery, Dalton Center, 오스트리아 비엔나 Musikverein, 이탈리아 볼로냐 Palazzo Fava, Palazzo delle Esposizioni, 시칠리아 Falcone Borsellino Hall,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주요 무대에서 연주하였으며, 오디션을 거쳐 NYCA Orchestra를 비롯한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국내에서는 한국일보콩쿨, 틴에이져콩쿨, 한국피아노학회콩쿨, 틴에이져콩쿨, 세계평화콩쿨, 피아노두오콩쿨, 해외에서는 Bradshaw and Buono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 IBLA Grand Prize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 Irving Shain Beethoven Competition을 비롯한 여러 콩쿨에서 1위 또는 상위 입상하였고 Virginia Waring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에서는 Artistic Achievement를 받았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라이프뷰 메니지먼트 소속 아티스트로, 스타인웨이 갤러리, 버지니아 주립극장, Old Town Hall , Hampden and Sydney 등 여러 콘서트 시리즈에 초청 받아 왕성한 연주활동을 하였으며, 그의 음반과 실황연주는 미국의 라디오 채널 WFMT-시카고, WMRA-VA, WEMC-VA와 TV채널 Newsplex, 그리고 한국 KBS 라디오에서 수 차례에 걸쳐 방송된 바 있다.
동시대 작곡가와 공동작업에 관심을 가져 캐나다 작곡가 Kirkland Adsett의 합창곡 the New Commandment를 헌정 받고 지휘자로서 그 곡을 초연하였으며, 작곡가 이신우의 Chorale Fantasy for Piano No.2를 초연하고 Chorale Fantasies for Piano 전곡을 녹음하여 폴란드 DUX 사 레이블로 출시하고 음반 발매에 맞추어 미국, 오스트리아, 독일의 5개 도시에서 순회 연주회를 하였다. 순회 연주회의 피날레로 열린 그의 두 번째 카네기홀 독주회(Pathway Concert Series 주최)에서는 New York Concert Review로부터 “우월한 피아니즘: 우뢰와 같은 클라이막스, 천상의 피아니시모, 서정성, 아름다운 음색, 그리고 전적으로 몰입한 연주”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귀국 후에는 서울시향의 아르스노바, 화음챔버오케스트라의 그림책이야기, 오작교프로젝트, 범음악제를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에 객원출연하며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을 초연 및 재연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피아노 뿐 아니라 미학, 종교음악, 합창 지휘, 서양음악학 등으로 학업의 지평을 넓혀온 그는 학문 간의 융합을 통해 음악적 해석의 깊이를 더하고자 노력해 왔다. 서울대 미학과 재학 당시 헤겔 미학의 바탕 하에 음악형식을 시대정신(Zeitgeist) 개념으로 풀어내는 논문을 쓴 것을 계기로 하여, 바흐 음악의 석학인 Dr. Leaver가 재직하던 Westminster Choir College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례음악사·합창음악·지휘·오르간·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주법을 공부하였고, 메시앙의 음악적 작법을 기독교적 사유의 발현으로 분석하는 논문으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는 “한 연주자의 분석: 이신우의 코랄판타지의 수사학적·형이상학적 분석”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그 후속 연구로 이신우의 코랄판타지를 버크/ 칸트/ 리오타르의 숭고 규정과 플라톤/메를로-퐁티/하이데거의 진실개념에 비추어 해석하는 논문을 발표하여 『음악논단』에 게재하였다. 초기 바로크 시대 이래 건반음악 연주주법의 변천에도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탐구해 오면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기보법과 연주 기법”이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한 바 있으며, 2017년에는 차세대 음악학자로 선정되어 한국서양음악학회 학술포럼에서 “숭고에 대한 인지과학적 논의를 위한 미학적, 철학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고, 태국에서 열린 PGVIM 국제학술대회에서 스톡하우젠의 오페라 사이클 ‘빛’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2019년에는 『음악이론연구』에 "클래식 음악이라는 개념의 형성과 18세기 중엽의 숭고개념"을 게재하고, 『서양음악학』에 "과학으로 음악적 숭고를 규명하려면?: 음악 인지과학의 숭고연구를 위한 인문학적 제안"을 게재하였다.
국내에서는 최희연, 김미경, 국외에서는 Christopher Taylor, Wonmi Kim, Shigeo Neriki, Ingrid Clarfield를 사사하였으며, 현재 서울대 강사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